새로운 패러다임의 수장고는 미술관을 대하는 태도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수장고가 유물의 보존과 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그 태도가 온전히 건축화될 때, 대중은 미술품이 아닌 수장고의 기능과 역할 자체를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태도 안에 새로운 수장고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는 효율적 기능을 확보하면서도 성토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지의 레벨을 재정의하고, 동서로 긴 형태의 수장고 배치를 제안했다.
유물 반출입이 용이하고 다양한 수장 조건을 수용하며, 유연한 확장과 실의 분할이 가능하도록 수장고는 모듈 구조 시스템으로 구성된 단층 공간으로 계획된다. 수평으로 연장된 이 수장고는 인공환경과 자연의 흐름이 중첩되는 사이공간들을 형성한다. 이는 대지 위에 하나의 틀을 만들며, 내외부 환경과 함께 다양한 분위기의 공간을 만든다.
전체적으로 수장고는 자연환경과 연속성, 거대한 스케일, 장소 특정성, 땅으로의 안착이라는 대지 미술적 관계를 형성하며 하나의 통합된 풍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