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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아카이브 / ARCHIVE

나무왕의 방

최영건
나무왕의 방
어린 시절 근사한 나무가 보이는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풍경을 돈으로 셈하기에는 그런 셈을 이해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한번은 그 유보된 셈의 기억 언저리를 더듬다가, 내가 나무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무는 새로 생길 건물을 위해 잘려나갔다. 내게 어떤 장소를 이해한다는 것은 이런 이들의 빈자리를 본다는 뜻이고, 사라짐에 대한 기억은 이해를 위한 단위가 된다. 빈자리들, 혹은 빈자리들의 빈자리가 겹쳐 놓인 거리를 이해하기 위한 최초의 단위다.
  • DATE : 2021-09-16 ~
  • PLACE : 세운상가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