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 어카운츠 (이고르 브라가도, 마일스 거틀러), 이지회
수십 년에 걸친 기술 진보는 죽음이 갖는 물리적 속성을 일상생활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위생 처리와 질병 통제로 장례산업은 깔끔해졌고, 죽음의 물질성은 장례 공간에서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 많은 도시에서는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활동을 물리적으로 제한한다. 망자를 기리기 위해 집안을 장식하거나 온라인으로 추모를 하는 등 죽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시대이지만, 오늘날의 건축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과 이것이 공유되는 SNS 등 사회적 네트워크 인프라로 인한 가능성을 간과한다. 더욱이 현대 도시들은 더 이상 죽음을 처리할 물리적인 여유가 없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기존의 방식은 대지 부족이나 환경 문제, 그리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죽음을 해결하지 못한다. 새로운 기술은 물리적, 장례 의식적인 가치와 가상 공간에서의 가치를 동시에 지키는 환경 친화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죽음을 기리는 도시의 새로운 공간을 제안한다. 알칼리 가수분해 기술을 사용하여 묘지처럼 일정 대지가 필요하지 않도록 고인의 몸이 액체로 변화하는 과정을 예를 갖춘 의식과 함께 진행한다. 동시에 현실과 가상의 통로를 열어 고인에 대한 기억이 각기 다른 공간을 오갈 수 있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