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가르시아
<일하는 얼굴, 일하는 공간>은 직장인에 관한 작품이지만 여기서의 직장인들은 전통적 관점의 ‘직장’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집에서 노동력 크라우드소싱 사이트인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에 접속해 ‘인간의 지능을 기초로 한 작업’을 수행한다. ‘터크’는 데이터 입력, 이미지 태깅, 설문조사 작성 등 인간에게는 매우 단순한 작업이지만 컴퓨터가 정확히 하기에는 힘든 업무를 할 작업자를 구하는 사람과 전 세계의 노동자를 연결해준다. (가령, 여러분이 지금 읽고 있는 이 문서의 한영 번역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우리는 미화 1달러를 지불하고 ‘엠터크’ 작업을 완수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비디오의 길이는 미화 1달러의 가치에 해당하는 노동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경우에 따라 15분이나 되기도 한다. 노동자들은 비디오 촬영과 단순 노동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해당 노동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두 배가 된다. 노동자들이 어떤 일을 수행하고 있는지 볼 수는 없지만 관람객들은 새로운 종류의 노동이 보여주는 얼굴과 공간을 보게 된다. 즉, 전 세계 곳곳의 집안 환경과 그곳에서 눈으로 컴퓨터 화면을 재빨리 훑어보는, 화면에 갇힌 노동자의 얼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