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라이스터
물류는 우리 생활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특급 배송은 흔해졌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는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받는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은 기본이고 한 시간 안에 배달 앱으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우리는 갈수록 편리함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쇼핑에서 인프라 공유에 이르기까지 점점 증대되는 물류체계의 추상적인 절차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아마존과 우버 같은 기업들과 더욱 얽히게 된다. 이 전시는 물류와 그에 따르는 과정이 어떻게 우리의 도시, 즉 물류 도시를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우선 ‘물류도시의 계보’는 바코드에서 물류창고에 이르기까지 물류의 기술, 과정, 공간, 물류의 대상을 표시한 그래픽 카탈로그이다. ‘물류도시 비추어 보기’는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들과 고찰로 구성되어 있다. 신자유주의와 같은 추상적 관념, 편리와 같은 욕구 등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들과 고찰들을 보여준다. 건축물은 더 이상 도시화를 이루는 기본 정수가 아니다. 이제 도시를 알려주는 구성요소는 태그, 코드, 앱, 알고리즘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전시의 목적은 물류의 조건을 위한 틀 혹은 가이드북을 구축하고 이론화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