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상프로그램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인기있고 대중 친화적인 행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본 프로그램은 ‘공유도시 Imminent Commons’라는 메인 테마를 중점적으로 다룰 뿐만 아니라, 장편 영화를 통해 한 도시의 근대사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상영될 영화 속 이야기들은 추상적이거나 이미 굳어진 원리를 통해서가 아닌 일상생활의 구체적 현실에 반영된 모습을 통해, 공간의 사용 방식과 도시 공간 및 기타 공유 자원을 공유하는 모습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여줄 것이다. 

빛과 도시

영화와 건축학의 연관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건축적 산책(promenade architecturale)’ 이라는 개념이나 지그프리트 기디온(Sigfried Giedion)이 《공간·시간·건축(Space, Time and Architecture)》에서 말했듯이, 영화의 탄생은 건축 역사에서 건축의 주된 언어가 공간과 시간으로 인식되었던 순간과 일치했으며, 공간과 시간은 또한 뉴미디어의 본질적 요소이기도 하다. 무성영화 초기 시대에는 발터 루트만(Walter Ruttmann) 감독의 <베를린, 위대한 도시의 심포니 Berlin: Symphony for a Great City>(1927)부터 지가 베르도프(Dziga Vertov) 감독의 <카메라를 든 사람 The Man with a Movie Camera>(1929)에 이르기까지 ‘도시 교향곡’ 영화가 나왔으며, 이러한 영화들은 근대 도시의 역동성을 도시의 물리적 환경과 이에 따른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 담아냈다. 

극영화가 영화 제작의 주요 형식이 된 이후에도 영화는 도시에 매혹되었다. 물론, 영화 감독과 영화 디자이너들이 픽션 영화를 통해 상상의 환경을 창조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영화의 이야기가 장소가 아닌 곳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유토피아/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영상 프로그램은 도시의 실제 현실과 그 도시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복잡하게 연결된 이야기들을 다룬 영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 아벨 페라라, 우디앨런 감독하면 뉴욕이 떠오르고,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로마, 왕가위 감독은 홍콩, 마이클 맨 감독은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가 생각나듯이 일부 영화 감독들은 특정 도시와 동일시 되며, 느와르 영화 같은 일부 장르는 본질적으로 도시 환경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감독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태어난 도시에 대해 영화 작업을 하지만, 때로는 도시의 독특한 특징을 담기 위해 한 발 멀리 떨어져 있고 객관적이면서 동시에 애정 어린 도시 외부인의 시선을 사용하기도 한다. 

도시공유의 문화 

비엔날레의 주제인 ‘공유도시’ 는 도시의 물리적 특징 자체가 아닌 물리적 특징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해 더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영화는 비엔날레의 목적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매체이다. ‘공유도시’는 공유문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공유문화는 공유공간과 일치할 필요가 없고 대개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은 특히 공간과 그 기능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일시적 사용에 적절한 공간 개념에 익숙하다. 예를 들면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있었던 거리 응원이나 최근 정부의 정치 스캔들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던 집회는 광장이 지정된 도시 공간으로써 뿐만 아니라 필요시 개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의 필요가 물리적인 설정보다 우선시되며, 공간 기능의 일시적인 변형은 공유도시에 대한 아이디어 확장에서 핵심 이슈 중 하나다. 서사 영화는 공유 공간이 사용된 특별한 순간들을 포착해 보여주며, 이를 통해 공유도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추상적인 원칙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과 특정 사건 측면에서 확장될 수 있다.